녹고오름의 백리향차: 제주 약초 중 항균력이 뛰어난 허브차 소개

1. 녹고오름의 생태적 가치와 백리향 자생환경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일대에 위치한 녹고오름은 해발 400m 미만의 낮은 높이에도 불구하고, 탁 트인 능선과 고산 초지가 어우러져 희귀 야생 허브류의 보고로 평가받는다. 특히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 녹고오름의 남사면에서는 작고 자줏빛이 도는 백리향(Thymus quinquecostatus)이 군락을 이루며 자라난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향기가 퍼질 정도로 향이 진해, ‘백 리를 간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식물은 제주 자생 허브 중에서도 항균성과 방향성이 뛰어난 대표적인 약초이다.

녹고오름은 화산쇄설토 기반의 배수성이 뛰어난 토양, 강한 해풍, 일조량이 풍부한 환경이 조화를 이루어 백리향이 자생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또한, 인위적인 개발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토양 오염이 적고, 오름 일대의 자연 상태가 거의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어 약초 채집지로서 생태학적 가치도 크다. 이 지역의 백리향은 특히 향이 강하고 정유 성분이 높아 차로 활용할 경우 일반적인 민트류보다 심신 안정 및 항균 작용에 더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녹고오름 백리향은 제주 허브차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2. 백리향의 주요 성분과 항균 작용의 과학적 근거

백리향의 대표적인 약효는 항균, 항염, 항산화 작용이다. 그 중심에는 티몰(Thymol)과 카르바크롤(Carvacrol)이라는 두 가지 강력한 정유 성분이 존재하는데, 이는 박테리아, 곰팡이, 바이러스에 대해 천연 살균제에 준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티몰은 치석 방지 구강청결제나 천연 소독제에도 사용되며, 호흡기 감염이나 식중독균에 대해서도 높은 억제력을 갖는다. 녹고오름 자생 백리향은 이러한 티몰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고, 생장 밀도가 높아 항균 효과가 더 뚜렷하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백리향 추출물은 대장균(E. coli),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와 같은 유해균에 대해 현저한 증식 억제 효과를 나타냈으며, 이는 감기, 식중독, 구내염, 위장염 등 다양한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백리향은 면역력을 높이고 점막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만성적인 코막힘 증상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한다.

특히 감기나 기관지염이 자주 발생하는 계절에 백리향차를 따뜻하게 마시면 기침과 목 따가움을 완화하고, 호흡기 전반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향기 성분은 스트레스 해소와 불면 개선에도 기여하며, 정서적 안정과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이처럼 백리향은 단순한 허브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한 다기능 천연 약초라고 할 수 있다.

 

3. 녹고오름 백리향차 만들기: 제다법과 음용 방법

녹고오름의 백리향은 5월 중순에서 7월 초 사이의 개화기에 가장 향이 진하고 유효 성분 함량이 높다. 꽃이 피기 전 잎과 줄기만 수확하여 햇볕이 닿지 않는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3일 이상 자연 건조한 후, 약한 불로 천천히 수분을 제거하면 정유 손실이 적어, 차로 활용할 때 풍미가 더 살아난다.

백리향차는 1L 기준으로 말린 백리향 2~3g 정도를 사용하여 약 90도 정도의 물에 10분 이상 우려 마신다. 단독으로도 상쾌하고 깊은 허브 향을 느낄 수 있지만, 레몬 껍질, 말린 생강, 카모마일 등과 함께 블렌딩하면 맛의 밸런스가 더욱 좋아진다. 특히 기관지가 약하거나 구취가 심한 경우, 백리향차를 하루 2~3회 마시는 것만으로도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백리향차는 천연 가글제로도 사용 가능하다. 진하게 우린 백리향차를 식혀 입안에 머금고 30초 이상 헹궈내면 구강 내 세균 억제와 입냄새 제거에 효과가 있으며, 무카페인으로 임산부나 아이들도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허브차다. 특히 식후 마시면 소화에 도움을 주고, 카페인이 없어 수면 전 음용도 부담 없다. 녹고오름의 백리향은 일반 시판 허브티보다 향이 깊고 자연 그대로의 풍미를 간직하고 있어, 차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프리미엄 허브차로 손꼽힌다.

 

4. 제주 백리향차의 산업적 가치와 향토브랜드 전략

제주도는 풍부한 자생 식물 자원을 바탕으로 향토 자원 기반의 웰빙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감귤 가공차, 황칠차, 구절초차에 이어 백리향차는 항균과 방부 기능, 스트레스 완화까지 겸비한 기능성 허브차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개인 위생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 항균차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녹고오름 일대에서 수확한 백리향을 기반으로 ‘녹고백리향차’, ‘구좌 허브차’, ‘제주 항균차’ 등 지역성을 부각한 브랜드 전략을 활용한다면, 제주 향토차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허브차 체험 프로그램, 숙박+약초 패키지, 오름 트래킹 연계 체험 상품 등과 연계하여 고부가가치 상품화가 가능하다.

더불어 백리향은 차 외에도 아로마오일, 천연방향제, 항균 미스트 등 다양한 확장 제품군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며, 제주만의 청정 이미지를 입힌다면 해외 친환경 웰빙 시장에서도 수출 잠재력이 높다. 이를 통해 녹고오름 백리향차는 단순한 지역 농산물이 아닌, 제주의 자연과 치유문화를 담은 프리미엄 향토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다. 제주 약초 산업에 있어 다음 핵심 허브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는 셈이다.